유배 당한 추사 김정희의 “동백이 붉게 타오르는 이유는...”

“자유한국당은 추사(秋史)가 유배지에서 겪어야했던 아픔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12/06 [09:01]

유배 당한 추사 김정희의 “동백이 붉게 타오르는 이유는...”

“자유한국당은 추사(秋史)가 유배지에서 겪어야했던 아픔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문일석 발행인 | 입력 : 2019/12/06 [09:01]

정치의 속성에는 파당(派黨)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파당 간 싸움이 심하면 인재를 잃는 경우가 있다.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맥을 잇는 정당이다. 우리나라 현대 정치사에서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으로 이어진 보수정당은 356개월이나 집권했다. 일제강점기 36년과 맞먹는 기간이었다. 그 후 진보진영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김대중-노무현, 이명박-박근혜, 진보-보수층 간 교차집권이 진행됐다. 현재는 진보계열의 더불어민주당-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다. 여야가 교차로 집권하게 됐다. 그러하니, 과도한 파당 간 경쟁은 국가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우리나라 근대역사에서의 왕권사회는 대대로 긴 집권, 장기집권 형태였다, 이 속에서도 파벌간 투쟁이 있어왔다. 충청우도 암행어사였던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1840년부터 1848년까지 8년 동안 제주도에서 유배 생활을 해야 했다. 경주김씨와 안동김씨 간의 파당 싸움 때문이었다. 안동김씨 세력들은 경주김씨인 추사(秋史)를 제주도로 유배시켰다. 조인영의 선처로 간신히 목숨만은 건졌다. 그의 유배는 안동김씨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조처였다.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 홍준표 전 대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체제에서 공천문제로 분당 가능성까지 점쳤다©뉴시스

 

추사가 제주도에 유배 중이던 1844(현종 10)에 그렸다는 세한도(歲寒圖)의 화제(畵題)는 유명하다. “추운 계절이 된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푸르게 남아있음을 안다(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라는 공자의 명언이 화제(畵題)였다. 차가운 겨울의 추위 속에 소나무-잣나무가 청청하게 서 있는 모습이 화폭에 담겨있다.

 

추사가 제주도에서 유배하고 있을 때 썼던 안사람(아내)에게라는 편지글도 유명한 글로 역사 속에 남아있다. 그는 이 편지에서 동백이 붉게 타오르는 이유는/당신 눈자위처럼 많이 울어서 일 것이오라고, 유배자 가족의 심경을 토로 했다. 유배자와 그 가족의 아픔이 담겨진 편지글이다.

 

파당 정치가 낳은 비극이 무언지를 알게 해주는 글이기도 하다. 그 편지 글, 전문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추사 김정희가 쓴 안사람에게라는 편지(전문)

 

오늘 집에서 보낸 서신과 선물을 받았소,

당신이 봄밤 내내 바느질했을 시원한 여름옷은

겨울에야 도착했고

나는 당신의 마음을 걸치지도 못하고

손에 들고 머리맡에 병풍처럼 둘러놓았소.

 

당신이 먹지 않고 어렵게 구했을 귀한 반찬들은

곰팡이가ㅔ 슬고 슬어

당신의 고운 이마를 떠올리게 하였소.

 

내 마음은 썩지 않는 당신 정성으로 가득 채워졌지만

그래도 못내 아쉬워

집 앞 붉은 동백아래 거름되라고 묻어 주었소.

동백이 붉게 타오르는 이유는

당신 눈자위처럼 많이 울어서 일 것이오.

 

내 마음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였소.

문을 열고 어둠속을 바라보았소.

바다가 마당으로 몰려들어 나를 위로하려 하오.

 

섬에는 섬의 노래가 있으오.

내일은 잘 휘어진 노송 한 그루 만나러

가난한 산책을 오래도록 즐기려 하오.

바람이 차오.

건강 조심하오.“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추사의 세한도.  ©브레이크뉴스

 

자유한국당이 2020415일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공천문제인한 잡음이 부쩍 많아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에서 친박-비박으로 갈린 후유증의 하나일 수 있다. 이로인해 영남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체제의 공천문제로 분당 가능성까지 점쳤다이영일 전 의원은 술에 취하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날 수 있지만, 권력에 취하면 영원히 헤어나지 못 한다고 말했다. 1야당인 자유한국당, 이 당 내에는 권력에 취한 정치인이 많은 듯하다.

 

치열한 당파 간 경쟁은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내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추사의 제주도 유배가 그렇다. 자유한국당은 추사가 유배지에서 겪어야했던 아픔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추사가 안사람에게보내는 편지글에 썼던 동백이 붉게 타오르는 이유는/당신 눈자위처럼 많이 울어서 일 것이오라는, 고통스러운 유배지에서 썼던 글을 음미해 볼 것을 권유한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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