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기 이해와 성찰 없으면 자녀도 공감이 어렵다

편집국 | 기사입력 2020/03/09 [22:00]

[칼럼]자기 이해와 성찰 없으면 자녀도 공감이 어렵다

편집국 | 입력 : 2020/03/09 [22:00]

사람은 자기중심적이기에 자신의 행동은 곧 생각이 최적화되어서 나온 결과라고 믿는다.

그래서 자기합리화를 강하게 이루려는 사람은 자신에게는 무척이나 관대하지만 상대방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대려고 한다.

또 모든 이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하면서 가까운 사람이라도 자신의 기준에 부합될 경우 쉽게 돌아서 놓고서는 배신과 결별의 두려움이 더 컸다고 한탄하며 살아간다.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옳고 그름만이 판단의 최고기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나와 상대방의 입장을 적절히 고려해내는 합리적 판단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역시 공감이다.

어차피 모르는 사람과의 관계야 자기중심적이고 합리화에 근거한 이유를 달면 되지만 가까운 사이에서는 내 의견만을 주장하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거나 내 의견에 동조해 주기를 바랄 때 원만한 서로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 같다.

가족구성원과 같이 근접거리에 있는 대상들도 서로의 삶과 목표달성에 공감을 하지 못한 채 표현하는 방식과 주장이 극명하게 대립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 자기주장의 선명성만을 강조하다 보면 관계에서 마음으로 공감을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절감하게 된다.

가족은 아무렇게 해도 쉽게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까운 경우라도 서로의 마음상태에 따라 의사소통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였던 죠셉 루푸트(Joseph Luft)와 해리 잉햄(Harry Ingham)은 의사소통구조의 형태를 제시하여 좋은 인간관계와 이와 반대의 모습을 설명했다. 여기에는 상대방을 대하는 자신의 창이 어떤 모습인가에 따라 다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이를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조하리 창(Johari Window)이라고 하였다.

사람의 마음을 거실 유리창의 4분면으로 나누어 각각의 면에서 말하는 특성이 다름을 설명하였다. 물론 어느 한 부분만 아니라 모든 영역을 다 갖고 있지만 특정 부분이 강조되면 인간관계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 것이다.

첫 번째 창은 알려진 영역(Open area)으로 내가 상대방을 또는 상대방도 나를 잘 알고 있는 영역을 말한다. 내 이름, 상대 이름, 가족관계, 사회적 지위, 특성, 이외의 잘 알려진 경향성 등은 나나 상대가 어떠한 사람인지 쉽게 알 수 있어서 모두가 서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는 곳이다.

두 번째 창은 보이지 않는 영역(Blind area)으로 나는 잘 모르고 있지만 상대방은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영역을 말한다. 사실 인간관계에서 나는 모르는 것을 남이 알고 있다고 여긴다면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내가 모르는 나를 남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마는 그만큼 내가 자신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딘 것은 좋은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 행동에 대해 상대는 오래 기억하지만 자신은 쉽게 잊어버리는 상황이 반복되면 서로와 마음나누기는 불가능해진다.

부모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나 오류는 잊은 채 아이의 오류만 들춰내면서 안 고친다고 그릇된 해석을 하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 보자.

세 번째 창은 숨겨진 영역(Hidden area)으로 나는 알고 있지만 상대는 모른다. 감추어진 영역과 반대모습이다. 내가 아는 것을 감추는 것은 그만큼 상대를 신뢰하지 않거나 상대와의 관계가 무미건조하고, 있으나마나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윈도우부부, 윈도우가족, 윈도우관계라면 얼마나 불행할까?

네 번째 창은 모르는 영역(Unknown area)으로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영역이라고도 한다. 이 영역이 있을까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나와 상대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지만 분명히 영향을 주고 있는 부분이 있다.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4개의 창은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해 주기도 하지만 또는 전혀 반대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사이의 관계를 공감하기 위해서는 내가 4개의 창 중에서 어느 곳이 가장 잘 발달되어 있으며 부족한 부분이 어느 곳인지를 잘 파악해 보아야 한다.

공감은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되며 신뢰는 나와 너의 비밀을 줄이고 서로 공유할 때 잘 이루어진다. 즉 조하리 창에서 상대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쓰다듬어 열어주고, 나는 상대에게 숨기지 않는 진실한 모습을 보이는 개방적 상황을 위해 노력할 때 서로에 주고받는 상처를 최소화하고 이해력을 높이게 된다.

부모 자녀의 관계도 보이지 않는 영역이 크고 숨겨진 창으로 서로의 마음을 감추려 든다면 자녀의 허물만을 보고 야단을 치는 것과 같아 자녀의 생각은 더욱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의 마음을 모르게 되어 신중하게 대처하지 못해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어 버린다.

인간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나 공세적 위치에 있다고 느끼는 부모가 자녀에 대해서 보이는 것을 중요시하고 야단과 거친 언사를 반복한다면 아무리 자녀라도 부모와의 공감적 신뢰관계는 쉽지 않게 될 것이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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