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공인탐정법’ 고집하면 우스갯거리 될 수도...

우리의 현실과 세계적 추이 반영한 ‘보편적 관리제 탐정업’ 백번 옳아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 기사입력 2019/11/01 [15:01]

한국에서 ‘공인탐정법’ 고집하면 우스갯거리 될 수도...

우리의 현실과 세계적 추이 반영한 ‘보편적 관리제 탐정업’ 백번 옳아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 입력 : 2019/11/01 [15:01]

▲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브레이크뉴스

‘탐정(업)’이란 특정 문제의 해결에 유용한 정보나 단서·증거 등 자료를 수집․제공하는 서비스업을 말하며, 세계적으로 크게 ‘공인제’와 ‘보편적 관리제’라는 두 유형으로 존립의 형태가 나뉜다. ‘공인제(公認制)’란 법률에 따라 일정한 인원을 선발하여 그들에게만 탐정업을 허용하는 관주도형 탐정제도를 말하며, 흔히 ‘공인탐정’이라 불린다. 탐정(업)의 서비스품질을 중시하는 미국 등 영미권에서 주로 채택하고 있으나 탐정문화의 대중화에 기인한 일반시민들(비공인탐정 등)의 음성적 탐정활동이 만연함에 따라 재래의 공인제 탐정(업)이 지녔던 특별함이나 존재감이 날로 퇴색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보편적 관리제’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그 무엇으로도 막지 못한 다양한 형태의 탐정(업)을 면허 등의 엄격한 공인제로 한다하여 비공인 탐정이 사라지리라 보는 것은 탐정(업)의 수요와 공급을 이루는 오묘한 메커니즘을 한치도 들여다보지 못한 넌센스’라는 경험론을 전제하고 있는 제도로 ‘실익이 거양되지 않는 공인제보다 탐정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빠짐없이 신고(등록)하게 하고 이를 적정하게 관리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실용주의적 모델이라 하겠다. 이를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의 경우 1880년대 후반부터 탐정업(흥신업 등)이 성행하기 시작하였으나 120여년 동안 탐정업을 규제하는 시스템(일명 탐정법)을 갖추지 않았다. 자유업으로써의 탐정업 업무의 방만성 등으로 일정한 관리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비로소 탐정업을 통제하는 방안을 강구하게 되었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일본의 국회와 경찰청이 내린 판단이 바로 ‘탐정(업)은 그 특성으로 보아 공인제로 한다하여 비공인탐정이 사라질리 만무하다’는 것이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심오한 분석이였다. 그에 따라 일본은 탐정업을 공인제가 아닌 ‘보편적으로 관리하는 신고제’로 결단(2006년 ‘탐정업업무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하게 되었으며, 그랬던 일본은 오늘날 세계 최대 규모(6만여명)의 탐정산업을 이룬 최정상의 탐정 모범국에 등극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탐정업을 규제하고 있는 신용정보법상 금지의 대상은 모든 탐정업무가 아니라 사생활조사행위와 탐정 등의 호칭을 업으로 사용하는 일이며, 탐정업의 업무영역에 속하지만 금지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판시(2018.6.28)로 사생활조사와 무관한 탐정업무는 현행법의 개정이나 신법 제정 없이도 가능해짐에 따라 최근 ‘탐정업다운 탐정업’의 창업이 자연스레 진행되고 있다(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는 현재 탐정업 종사자를 8,000여명으로 추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탐정업을 관리할 기본법이 부재한 상태에서 저만치 먼저 출발한 탐정업을 보편적으로 관리할 ‘(가칭)탐정업관리법’을 제정하는 후속조치와 함께 ‘합당한 탐정업의 직업화를 적극 견인하거나 지원할 아이템 개발’이라 하겠다(예, 경찰청장이나 경제부총리 등의 탐정업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 발언 등). 치안력 보완과 일자리 창출 등 국민편익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공인탐정제 도입’을 공약하였으나 탐정업에 대한 우리의 현실과 세계적 추이를 반영한 ‘보편적 관리제’를 통해서도 그 공약의 취지나 목적은 충분히 대체 달성된 것으로 보아 무리가 아닐 것임을 확신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공인탐정법’이라는 명칭을 고집하거나 이를 법전에 올리려는 발상은 우스갯거리일 수 있음을 말하고 싶다. 이유인 즉 ‘탐정(探偵)’이란 명칭은 영어 ‘Private Investigator(PI)’를 일본에서 자신들의 풍토에 맞게 한자로 번안한 것으로, 탐문 등 민간조사업을 주로 하는 일본 직업인에 대해 붙여진 호칭이다. 하지만 탐정이란 용어를 만든 그들마저 ‘탐정(업)은 활동 패턴에 통일성이 없는 존재’로 평가, ‘탐정업업무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통해 ‘적정화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은가! 그러한 ‘탐정’ 호칭에 우리 한국이 ‘공인(公認)’이라는 월계관을 씌워준다면 그야말로 ‘쪽팔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젠가 탐정업을 꼭 공인제로 해야 할 사정 변경이 생긴다면 ‘공인탐정법’이라는 명칭부터 생활친화적인 우리의 생활어로 바꾸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kjs00112@hanmail.net


*필자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탐정학술위원장,한국탐정학술지도사협회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20년(1999,경감,행정사),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학(탐정학)개론,민간조사제도의 실제,경찰학개론,정보론,경호학 외/치안·국민안전 등 관련 40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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