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들이 박영선 장관(중소벤처기업부)에게 『라떼 주의보』를 내렸다. 라떼는 기성세대가 자주 쓰는 ‘나 때는 말이야’를 풍자하는 표현. 박영선 장관이 초심을 잃었나. 관료문화에 빠진 것일까.
아니면 박 장관 의지와 무관, 주변 관료들의 일명 과도한 ‘손바닥 비비기’ 의전이었을까.
지난 6월 23일, ‘넥스트라이즈 2020, 서울’(Next Rise 2020, Seoul)이 열렸다. 한국무역협회와 KDB산업은행, 국가 과학 기술 연구회, 벤처기업협회, 벤처캐피탈협회와 공동으로 이틀간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행사였다.
온라인으로도 병행 개최된 당시 행사에는 국내외에서 대기업 84개사, 벤처투자사(VC)ㆍ액셀러레이터(AC) 35개사가 참여했다. 스타트업과 1,700건의 1대1 미팅을 진행했다.
또 80개의 온-오프라인 콘퍼런스 강연, 스타트업 200여 개 사가 참가한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도 펼쳐졌다.
이 행사에 박 장관이 참석했다.
당시 행사에 참여한 업체 대표들은 “행사 직전, 드레스코드를 넥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요구했다.”면서 “시대의 역행도 아니고 적잖이 난감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또 익명을 요구한 A 대표는 “박 장관이 들어오면서 일렬로 줄을 세워 기립박수를 유도하는 관계들의 지시에 따라야 했다”면서 “구태의연한 작태에 충격을 받았다”라는 것. 방송에 알바로 객석 박수부대가 된 느낌이었다고.
▲6월 23일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2020' 글로벌 스타트업 페어에 마련된 환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정 총리는 노타이 차림. 친근감을 주었다는 평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한민국 산업지형도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대기업 편중에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1인 창업 위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박 장관은 그동안의 이미지 벗고 변화를 주도했다는 평가. 중소기업의, 중소기업에 의한,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들을 펴나갔다. 대기업 눈치만 보고 살았던 중소기업에 힘이 실렸다. 박 장관의 존재감은 날이 갈수록 두터워졌다.
한편, 중기부 최정옥 팀장(언론 미디어협력팀)은 “'넥스트라이즈 2020'은 중기부 행사가 아니었고 무역협회와 KDB산업은행 등이 주관했던 행사”라고 전제한 뒤 “주관했던 곳에서 기업인들 초청을 비롯하여 드레스코드 등을 안내했고 행사 진행을 총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또 최 팀당은 “무역협회에서 '넥스트라이즈 2020' 행사에 정세균 총리가 참석하니 박영선 장관도 참석하는 게 좋겠다는 요청으로 검토 후 참석했을 뿐”이라면서 “따라서 중소벤처기업부가 당시 행사 진행과는 무관하다.”라고 밝혔다.
다행이다. 중기부가 ‘라떼’의 관료문화로 역주행 했던 것은 아니었다. 축하할 일이다.
그렇다면 당시 행사 참여 기업인들에게 드레스코드와 기립 박수를 유도한 것은 누굴까.
이 대목, 중소기업에서 중기부 박영선 장관에게 명한 드레스코드는 과연 무엇일까, 돌아볼 때이다. pcseong@naver.com
*필자/박철성 대기자<브레이크뉴스 리서치센터 국장ㆍ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