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레이크뉴스=에디 김 기자>
▲ 지난 아프간 전쟁에서 발생한 호주군의 민간인 살해 사건 보고서에 호주 총리가 결국 사과했다. © 호주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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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특수부대의 아프간 파병과 관련한 민간인 살해 은폐 보고서가 파문을 낳고 있다.
19일(현지 시각)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국방군 감찰실(IGADF) 폴 브레르턴 소장은 이날 호주 공군 특수부대(SAS) 등 정예 부대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아프간에서 39명을 불법 살해했다고 밝혔다. 브레르턴 소장은 지난 4년간 증인 423명을 인터뷰하고, 문서 2만 개를 조사한 뒤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특수부대에 살해된 이들은 민간인이거나 포로 신분이었다. 전투 현장이 아닌 곳에서 비무장 민간인을 살해한 것은 국제법상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피의자는 총 25명으로 일부는 아직도 현역 군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신참 병사들이 살인을 경험하도록 고참 병사가 강제로 살인을 명령하는 ‘블러딩(blooding)’이란 신고식 관행 때문에 포로들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순찰대장이 한 사람을 붙잡아 두고, 하급자가 이 사람을 살해하도록 지시받았다”며 “순찰대장들은 부대에서 신격화되거나 영웅으로 여겨져 (하급 병사들이) 명령을 어기기 어려웠다”고 했다. 군인들은 살인을 한 후,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시신에 무기, 휴대전화 등 위조 증거를 남겨 놓기도 했다. 포로가 적대 행위를 한 정황을 거짓으로 꾸며 살인을 은폐한 것이다.
조사를 진행한 브레르턴 소장은 “우리는 전쟁범죄에 대한 루머가 아무 근거가 없다고 보고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조사를 시작했다”며 “누구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조사 결과는)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앵거스 캠벨 호주 국방군 참모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수치스럽고 아주 충격적인 일”이라며 “호주군을 대표해 우리 군인들의 잘못에 대해 아프간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보고서가 발간되기 전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가니 대통령은 트위터에 “아프간에서 호주군이 저지른 일부 비행에 대해 (모리슨 총리가) 깊은 슬픔을 표명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했다”고 썼다.
한편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는 호주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모욕적인 일이다"라며 "국방무와 정부는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계기가 되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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