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레이크뉴스=에디 김 기자>
▲ 호주 지방 선거가 9월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계 송강호 변호사가 시드니 라이드시(Ryde City)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다. <사진은 현 시장인 제롬(좌측)과 송강호 변호사(우측)의 노동당 선거 홍보물이다.> © 호주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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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아시아계 출신 사람들이 증오 범죄의 타깃이 되는 상황에 대해 자각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한인 변호사 송강호(43ㆍ시드니 법무법인 세종법률)의 돌풍이 호주 정가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송 변호사는 지방선거가 치뤄지는 올해 9월 현 노동당 시장인 라이드시(Ryde City) 제롬 락살(Jerome Laxale) 現 시장과 함께 출마가 결정 된 것.
이번 선거에 대한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송 변호사는 “호주내 아시아인들은 인종적·민족적으로 가장 투표율이 낮은 집단이었으며, 아시아계 공동체나 옹호 단체의 참여도 저조했다.”라며 “그러나 지금은 투표율도 크게 높아졌고, 공직에 도전하는 아시아계 출신 인사들도 늘고 있는 상황에 한인 교민들을 위한 정치 세력의 등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출마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제가 공천받은 라이드시(Ryde City)는 한인 밀집 지역인 이스트우드(Eastwood)를 포함한 거대 한인 상권 및 주거지역으로 한국계 정치 지망생으로 그저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라고 한인 사회의 호주 내 영향력에 대한 열정을 토로했다.
▲ 올해 9월 치뤄질 지방선거에서는 아시아계의 대거 약진이 호주 정치의 미래 지형을 바꿔놓을수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들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Raphael Lee> © 호주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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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내 아시아계 정치 “돌풍을 일으키는 시금석 될 것”
한국계 이민자들이 호주로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이후다.
지난해 호주의 한 현지 진보 언론은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세대별, 민족별, 계층별로 갈라져 있다”고 지적하며 “아시아계 호주인들의 빈부격차가 호주 내의 다른 인종들과 비교할 때 가장 심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이 언론은 “아시아계 호주인들이 정치세력으로 형체를 갖추고 있다”면서 “호주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유권자 그룹이 아시아계 호주인들”이라며 “이중 한국계의 정치 참여도는 미비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이어갔다.
정치화가 더디게 이뤄지면서 대부분 부동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아시아계 출신들의 특징이다. 다른 호주인들의 경우 노동당 또는 자유당을 지지하는 부모와 함께 자라면서 정치적 이념을 이어받지만, 아시아계 호주인들은 부모 세대가 정치에 거리를 뒀기 때문에 중도 진보 성향이 많다는 것이 정치학자들의 설명이다.
정책별로 분석할 경우, 아시아계 호주인들은 노동당 정책 중에선 비자·건강 보험 정책을 지지하고 있으며 자유당 정책 중에선 소상공인 지원, 법·질서 강조를 옹호하고 있다.
또 출신 국가별로도 차이가 있어, 전통적으로 베트남 출신들은 자유당을 지지하고, 인도 출신들은 노동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계 정치인들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정치의 가장 핵심인 지속성과 정치 공학적 접근성이 부족한 정계 입문이 한인 사회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정치학자들도 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 기업가이면서 보수정치 활동가로 활동하는 필리핀계 샘 페릭은 “뉴사우스웨일스주의 한국계 호주인들의 숫자가 10여만명이며, 이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전체 인구에 1.5%에 해당되는 규모”라며 “이제 아시아계 중 특히 한국 교민사회는 피할 수 없는 유권자 연합이 됐다”고 강조했다.
▲ 한국계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송강호 변호사의 정치 철학이 호주 정치판에 미칠 영향에 대한 교민 사회에서의 열기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현 노동당 제롬 시장과의 정책 연속성도 한인 사회의 호감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 호주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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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의 정치란?... “목표(目標)가 아닌 목적(目的)”
이러한 호주내 정치판의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에 소위 『쩜오(1.5)』 세대인 송강호 변호사의 정치 입문이 한인 사회에 흥미로운 기대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송 변호사의 다채로운 이력과 경력도 현장 접근성이 중요한 정치판에서 장점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대학(University of NSWㆍUNSW) 졸업 후 건축 현장 시공매니저, 건강식품 무역업, 웨딩 스튜디오 운영, 사진작가 등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민생을 잘 알고 있다.
이후 법학을 공부해 지난 2015년부터 ‘세종법률’이란 로펌을 운영하며 한인 사회에 대한 의식을 고취한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인터뷰에서 그는 취재진에게 “정치는 목표가 아닌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 정치가 목표가 되면 제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보에 불과해 지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면 교민 사회 또는 더 나아가서 아시아계를 위한 진보적인 호주 정치판의 재구성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주내 교민 사회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라며 “이제 그 시작을 제가 소속된 노동당에서 첫발을 내딛게 되어서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제게 많은 유권자들이 힘을 실어 주신다면 정치가 아닌 정도를 보여드리겠습니다”라며 인터뷰 말미를 재치있게 이어갔다.
한국 정치판에서 들어 볼 수 없었던 송강호 변호사의 포부가 취재진뿐 아니라 호주 교민 사회에도 심금을 울리는 서정적 정치판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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